카테고리 없음

얼바인 아너 오케스트라 (Honor Orchestra)

Sherry Lee 2012. 3. 2. 02:00

처음 얼바인에 멋모르고 와서 4학년인 딸에게 중고로 급히 구한 바이올린을 손에 쥐어보내고는 한학기에 한 번 학교에 콘서트를 보러가는 것으로 초등학교 음악수업 준비는 다했다고 생각했던 게 어제같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학원에나 보내야 바이올린을 배우게 할 수 있는데, 이 곳 얼바인의 공립학교에서는 4학년에 악기수업을 시작해서 1년 지나니 바이올린이 싫으면 다른 악기로 바꿀 수 있는 기회까지 준다고 하여 그 기회를 틈타 변덕쟁이 수정이는 첼로로 바꾸길 원했다.

처음엔 악기를 사는 것이 아까와 IPSF 에서 대여하는 프로그램을 택했고, 다시 1년이 지나자 그동안 다달이 지불했던 월 사용료를 또 다시 내는 것이 사는 값과 같아 나머지 대금을 내고 구입해버렸다. 그러고는 들인 돈에 비해 아이들의 연주 실력은 그다지 나아지는 것 같지 않고 학교에서도 진도를 너무 천천히 나가는 것에 아이들이 지루해하는 것을 보면서 악기의 효용에 대해 절실함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작년 어느 날, 얼바인의 한 성당에서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Beginner 반에 등록하여 한 6개월 성실히 다니고 그도 처지는 것이 안타까워 대학생 선생님께 tutoring 을 1주 1회 받게했다. 아이들은 정말 빨리 관심도나 실력 면에서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어느 날 음악선생님께 받아 온 안내문 한 장 '얼바인 아너 오케스트라'와 '아너 챔버 스트링' 오케스트라 오디션' 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주위에서는 7, 8세부터 시작한 아이들도 합격하기 힘들다... Honor Orchestra는 6학년도 잘 안뽑힌다, Honor Chamber Strings 또한 5학년은 거의 뽑히지 않으니 내년에 시도하는 것이 어떠냐..연습삼아 한 번 쯤은 보는 것이 좋다... 등 말이 많았다. 나의 결론은... 무엇이든 부딪혀보자는 것! 자기 스스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남의 말 백번 들어도 소용이 없으니 말이다.


 

긴장한 수정이의 표정

들어간지 10분만에 나온 수정이는 몇 번 실수를 했지만 Judge 를 맡은 선생님께서 긴장을 풀고 다시 해보라고 기회를 주셔서 완주를 할 수 있었단다. 





@라이프롱 잉글리쉬



그러고 바로 다음날 메일로 날아온 Honor Chamber Strings Orchestra의 합격통지서- 연습날짜와 콘서트, 그리고 디즈니랜드 공연 날짜, 그리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결석하지 말라는 규칙등이 명시되어있다.  


 첫번째 연습날의 풍경-수정이말고도 5학년이 있나 싶을 정도로 모두 성숙해보이는 단원들

 

연습 첫 날이라고 지휘자를 맡고있는 Mr. Kroesen  부자 두 분께서 부모들이 뒤에 앉아 지켜볼 수 있게 배려하셔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이 날 들은 얘기지만, 지휘자 두분 뿐 아니라 Mrs. Kroesen 과 Miss Kroesen 등 Kroesen 가족 모두가 이 얼바인 아너 오케스트라의 운영 및 지휘를 맡고 있단다. 그래서 이틀에 걸친 오디션 후 단원들을 뽑을 때도 Kroesen 가족 멤버들 간의 열띤 토론으로  여간 고심한게 아니라는... 처음 환영인사를 하며 아버지 Mr. Kroesen 은 Honor Orchestra는 현악기와 관악기가 같이 있고, Honor Chamber Strings Orchetra는 현악기만 있는 것일뿐 다른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


 

수정이가 다니는 University Park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선생님이기도 한 아들 Mr. Kroesen이 지휘를 맡은 첫 곡- 각자의 파트만 오디션 봤던 곡이었으나, First Viloin, Second Violin, Viola, Cello 전체가 연주를 맞추어 연습을 시작했다. 아직 저음 서로 맞춰보느라 서투른지 지휘자 선생님이 계속 중간에 연주를 멈추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