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헬리콥터 맘인가?시계가 8시를 가리키고 있다. 회사에 8시 30분에 도착하려면 늦어도 8시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핸드폰과 핸드백을 챙기고 문을 막 나서려던 참이었다. 발에 탁하고 걸리는 것이 있어 보니, 수정이의 도시락이다. 물건을 잘 잊어버리는 둘째 수정이를 위해 현관문 바로 앞에 도시락을 놓아두었는데 그것마저 두고 간 것이다.짧은 망설임 끝에 도시락을 들고 차의 시동을 켜자마자 바로 수정이 학교로 향했다. 출근 시간은 늦을 것이 명백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자식 잘 키워보자고 낯선 이곳에 와서 온갖 시행착오 겪으며 3년을 버틴 한국의 아줌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수정이는 학교에서 판매하는 미국 점심을 계속해서 먹지 못한다. 1주에 몇일은 한국 도시락을 싸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