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넷째주 목요일은 미국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이다.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칠면조 요리나 블랙프라이데이를 떠올리게 된다. 또 미국에 거주한지 오래되어도 Thanksgiving이 특별한 날이라기 보다 연말 휴일의 하나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참에 Thanksgiving의 참 의미도 새겨보고 미국인과 한국인이 교류하면서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음식도 경험하자는 뜻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tw영어센터에서 추수감사절 만찬 파티를 개최했다. 집이 멀고 휴일이 짧아 부모님 집으로 가지 못한 미국인 직원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Thanksgiving 만찬이 처음인 한국인 참가자들에게는 미국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Thanksgiving은 미국 6대 Holiday 중 하나로 한국의 추석과 같은 명절이다. 이것의 유래는 16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스튜어트 왕조의 탄압을 피해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죽음의 항해 끝에 메사추세츠주의 플리머스에 영국의 청교도들이 도착한다. 이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 왐파노아그라는 미국의 원주민 인디언 부족에게 농사짓는 법을 배워 가을에 아주 풍성한 수확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주지사였던 윌리엄 브래드퍼드가 수확의 풍요와 신의 은총에 감사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는 축제를 3일동안 열고 도와준 원주민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1621년 추수감사 축제를 열었던데서 기인한다.
이때 가축을 기를 형편이 안되었던 청교도들은 북미지역에 많이 분포해있던 칠면조를 사냥하던 왐파노아그 부족의 풍습을 이어받아 칠면조를 잡아 먹은 것에서 칠면조 요리의 전통이 시작되었다. 그 후로 Thanksgiving은 미국 전역에서 하나의 관례적인 풍습이 되었으며, 1863년 링컨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경일로 선포한 뒤로 모든 미국인들의 명절이 된 것이다. 1941년 법령이 바뀌어 11월의 넷째주 목요일로 정해지기 전까지는 11월의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념했다.
전통적으로 Thanksgiving 만찬은 한국의 명절과 마찬가지로 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는데 그동안 남자들은 텔레비젼으로 미식축구게임을 시청한다. 보통 만찬은 오후 두, 세시쯤 가족끼리 둘러앉아 돌아가며 각자의 가족, 친구, 직장에 대한 ‘감사의 멘트’ (Giving Thanks)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메인요리로는 칠면조 구이와 ‘스터핑’이라 부르는 각종 샐러드와 잘게 자른 식빵조각, 얌이라고 하는 일종의 고구마,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인 매쉬드 포테이토, 크랜베리 소스, 구운 옥수수, 그린빈 캐서롤, 빵(Bread Rolls)과 함께 사과주(Apple Cider)를 마신다. 디저트로 호박파이를 먹는 것도 빠져서는 안된다.
칠면조 고기를 다 나눠 먹은 후에는 참석한 사람들 중 두 명이 Wishbone이라고 부르는 칠면조 가슴뼈를 한 쪽씩 나눠 잡고 소원을 빌며 부러질 때까지 당기는 풍습이 있다. 이때 부러진 Wishbone의 크기가 더 큰 쪽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만찬 후에는 가족끼리 모여 미식축구경기를 시청하거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하고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가거나, Thanksgiving 주말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나 장식을 사러 가기도 한다.
Thanksgiving 명절 기간에는 무려 2억 8천만 마리의 칠면조가 팔린다. 칠면조 고기는 닭고기나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데도 그 중에서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칠면조 소비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음식으로 풀어서 일까 싶다. 남은 칠면조 고기는 샌드위치, 스튜, 수프, 캐서롤, 그리고 버거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미국의 공식 새, 국조(國鳥)로 칠면조를 제안했었다고 한다. 1947년 링컨 대통령 이래로 미국의 대통령은 Thanksgiving 바로 직전에 ‘추수감사절 국가 칠면조 공식 사면령’을 내려 사면령을 받은 칠면조에 한해서 그 칠면조를 잡아먹지 못하게 하는 백악관의 전통적인 행사가 있다. 이때 사면된 칠면조는 디즈니랜드로 보내져 평생을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물론 살아남기 위해서는 2억8천만분의 1 이라는 복권 당첨보다 낮은 확률을 이겨야 하지만 말이다.
Thanksgiving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은 모든 사람들이 일년 동안 기다리는 블랙프라이데이다. 바로 이 날부터 바로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의 시작된다. 올해는 대형 쇼핑몰의 경쟁이 심화되어 새벽 2시에 시작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추수감사절 저녁과 새벽을 포기하고라도 쇼핑몰 앞에서 줄을 서겠다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추수감사절이 한인들의 전통적인 명절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국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작게는 영어를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고 크게는 한인 사회가 소수민족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일조할 것이라 확신한다.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수고한 회사 내의 미국인들은 벌써부터 내년에는 한국의 추석 만찬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한다. 우리가 그들을 인정하고 배우려 할 때, 그들도 우리의 진심을 알게 되고 궁금해 하는 것이다. 내년 추석에는 송편과 잔치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여 내가 아는 모든 미국인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를 꼭 회사에서 마련하리라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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