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버이날이 나뉘어져 있다. 5월 10일은 어머니의 날이다. 오후에 CDC(Children Development Center, 방과후 학교)에 영무와 수정이를 데리러 가보니 아이들이 다짜고짜 눈을 감으라고 한다.
눈을 감자 큰소리로 "Mother's Day! Mother's Day! Today is Mother's Day. Thank you, mother. This is for you!"라고 chanting을 하더니 눈을 뜨라고 한다.
눈을 떠보니 함박 웃음으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든 커다란 Mother's Day 카드를 내민다. 카드에 색종이를 오려 예쁘게 꽃을 만들어 표지를 만들고 수정이 이름을 적었다. 귀여운 녀석이 이쁜 짓을 했다.
숙제를 도와주셔서 고맙고 엄마의 날에 수정이가 아침을 만들겠단다. 어쩜 이리 예쁜 생각을 했을까? 평소 Sherry가 아침을 하는 모습을 보고 힘들게 보였나 보다. 벌써 수정이가 만들 아침에 뭐 해달라고 할까 기대된다.
이번에는 아들 영무의 작품이다. 영무는 겉표지는 평범하게 쓰고 Heart와 화살로 뽀인트를 줬다. ㅎㅎ 자식을 키운다는 건 나의 메마른 인생에 화초를 가꾸어 엄마 스스로를 풍성한 화원으로 만드는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영무는 4학년이라고 카드 내지를 팝업 카드로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대견스럽다. 아직은 서툰 문법과 짧은 문장이지만 영어로 쓴 어버이날 카드를 처음 받아보는 감격이 남달랐다. 엄마가 쉴 수 있도록 무엇이든 말하면 영무가 해준다고 했지만 오히려 이쁜 영무와 수정이를 위해 내가 더 열심히 살고 도와야 겠다는 각오가 새록 솟는다.
또 선물이라며 조그만 화분을 내밀어서 사온 것인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담임선생님이 엄마에게 가져다 드리라고 학생 모두에게 나눠준 거라고 한다.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고 이런 선생님들이 가르치시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 영무와 수정이는 행운아이다.
선물이 또 있다. 수정이의 8살 손이 찍힌 작품인데 평소 수정이의 손을 꼼꼼이 보지 않았는데 새삼 수정이가 쑥쑥 자라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고이 간직했다가 수정이의 결혼식에 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어머니의 날 선물로 정말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 LifelongEnglish에 방문하시는 모든 엄마들도 오늘 내 자식이 얼마나 컸나를 손을 통해 다시 확인해 보시고 가능하시면 이렇게 기록을 남기시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라이프롱잉글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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